"제2차 세계대전서 한·영 공동항전, 연합작전 사실 증명"
국가보훈처는 제77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 영국국립문서보관소가 소장한 ‘한국광복군 인면전구공작대’ 관련 자료를 최초 발굴해 일부 공개한다고 12일 밝혔다.
인면전구공작대는 한국광복군의 소속부대로 제2차 세계대전 중 1943년 8월부터 1945년 7월까지 인도·미얀마 전선에서 연합국인 영국과 공동작전해 직접 대일항전을 펼친 유일한 부대다.
이번에 발굴된 자료는 한국광복군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일원으로 항일공동투쟁 전선에서 적극 활약했다는 것을 영국군의 공식 자료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보훈처는 설명했다.
영국국립문서보관소에 소장된 제2차 세계대전 자료에서 인면전구공작대의 구체적인 활약상이 기록된 보고서 등의 자료로 8종, 400여 쪽 분량이다.
지난 4월 13일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 주최한 국제학술포럼에서 영국 학자 리챠드 듀켓이 발표한 논문에 인면전구공작대 관련 자료의 영국국립문서보관소 소장 사실이 언급되면서 5월부터 해당 자료 수집이 이뤄졌다.
인면전구공작대 관련 자료는 2006년 발간한 ‘대한민국임시정부자료집’ 12권(국사편찬위원회, 2006), 한국광복군Ⅲ(국사편찬위원회, 2006)과 문응국 지사의 증언이 실린 ‘한국독립운동증언자료집’(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6), ‘독립’ ‘독립신문(중경판)’과 같은 신문자료, 인면전구공작대 연락장교였던 베이컨 대위의 유족이 소장한 일부 자료, 한국광복군 인면전구공작대장 한지성의 독립운동 자료집(김영범, 2022) 등이 전부였다.
이번에 발굴된 자료에서는 인면전구공작대의 소속부대와 그들의 선전활동을 비롯해 인면전구공작대 부대장 문응국 지사의 활약, 그에 대한 영국 측의 평가 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광복군 인면전구공작대는 영국특수작전집행부(SOE) 산하의 인도전구선전대(IFBU)에 소속돼 활동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또한 인도전구선전대(IFBU) 201부대와 204부대가 비센푸르와 우크룰 지구에서 활동했던 작전지역도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세부적으로는 ‘일본어를 할 수 있는 한국광복군 부대가 인도전구선전대(IFBU)로 배치’됐으며 ‘IFBU의 선전 방송프로그램은 부대사령관과의 협의 하에 인면전구공작대 선전요원에 의해 마련됐다’와 ‘당시 일본에서 금지된 레코드들을 방송했다’는 사실도 밝히고 있다.
201부대에 소속돼 활동한 인면전구공작대 부대장 문응국(애국장, 1990년 포상) 지사의 임팔전투에서의 활약상을 공식 확인시켜준 것도 처음이다. 임팔전투는 일본군이 점령하고 있던 미얀마 접경지역인 임팔을 중심으로 전개한 영국군 작전이다.
특히 문응국 지사의 활약상과 성공적 임무 수행에 대해 당시 영국군 제17사단 사령관이 경의를 표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문응국 지사의 증언이 영국 측에서 인정하는 역사적 사실이었음을 확인했다.
김희곤 임정기념관장은 “인면전구공작대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인도·미얀마 전선에 파견돼 영국군과 함께 임팔전투, 미얀마 탈환전 등 대일작전을 수행했는데 영국군의 공식기록을 통해 인면전구공작대의 활약상을 확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로써 제2차 세계대전에서 한국·영국의 공동항전, 연합작전 사실이 증명됐다”고 평가했다.
보훈처는 수집한 문서 가운데 관련 내용 일부를 공개한 데 이어 전체 수집자료에 대한 번역·분석 작업에 착수한다. 한·영수교 14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자료집 편찬에 이어 한·영국제학술회의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이번 자료 발굴은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이 일제로부터 독립 쟁취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반제국주의를 향한 연합국과 연대와 공동 투쟁의 역사로 이어졌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증거”라며 “보훈처는 앞으로도 국내외의 다양한 독립운동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애국선열들의 구국을 위한 숭고한 생애와 정신을 기억·계승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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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