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10년만에 4%대로 치솟았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지난해부터 시작된 물가 오름세가 한층 더 가팔라졌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2020=100)으로 1년 전보다 4.1% 상승했다. 상승폭은 전월(3.7%)보다 0.4%p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이다가 지난달 4%를 넘어섰다. 물가가 4% 상승률을 보인 것은 지난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지난달 물가 상승은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 서비스가 견인했다.
공업제품은 6.9% 상승했다. 석유류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교착상태 장기화 등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오름폭 확대돼 31.2%나 급등했다. 휘발유(27.4%), 경유(37.9%), 등유(47.1%), 자동차용LPG(20.4%) 등이 모두 상승하면서다. 석유류 가격이 전체 물가에 미친 기여도는 1.32%p다. 전기·수도·가스 요금은 1년 전보다 2.9%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는 개인서비스가 4.4%, 공공서비스가 0.6%, 집세가 2.0% 오르면서 3.1%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원재료비·운영경비 상승 등 영향으로 외식 중심으로 오름폭이 4.4%로 확대됐다. 외식은 6.6%, 외식 외는 2.9% 상승했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1998년 4월(7.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농수축산물은 농산물의 출하량 증가, 축산물의 공급여건 개선 등 안정적 관리로 상승폭이 전달 1.6%에서 0.4%로 축소됐다. 특히 파 62.0%, 사과 20.0% 하락 등 채소·과일류 가격이 크게 내려 농산물은 3.8% 하락하고, 축산물은 7.6%, 수산물은 0.6%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는 3.3%로 오름폭 확대돼 2011년 12월(3.6%)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생활물가지수도 유가 및 운영경비 인상 등으로 식품 이외 상승폭이 확대되며 오름폭이 5.0%로 확대되고, 신선식품지수는 채소 가격 하락 등으로 –2.2%로 하락폭이 늘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 서비스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했다”며 “이달 상승 폭 확대는 대부분 석유류 가격 오름세 확대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대외 물가 상승요인이 더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당분간 오름세가 크게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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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