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중도 해지해도 환불...OTT 불공정 약관 바로잡는다.

온라인 구독경제의 확대로 해지 및 환불, 서비스 무료제공 후 유료전환 절차 등과 관련한 소비자 분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OTT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6개 온라인동영상 서비스(이하 ‘OTT’) 플랫폼 사업자(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시즌, 왓챠, 구글)의 서비스 이용약관을 심사, 7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하도록 했다고 27일 밝혔다. 

특히, 넷플릭스의 경우 중도해지하더라도 결제주기(1개월)내에는 어떤 경우든 환불받지 못하고 잔여기간을 의무적으로 이용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사업자의 귀책사유가 있거나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경우 매 결제일 이후 7일 이내 해지하면 환불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OTT 소비자 이익이 실질적으로 확보되고 피해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시즌, 왓챠, 구글 등 해당 사업자들은 심사 과정에서 불공정 약관 조항을 모두 자진 시정하기로 했다.


▲ 넷플릭스 메인화면

◆ 중도 해지 시 환불하지 않는 조항(넷플릭스, 시즌, 왓챠)

시정 전엔 중도 해지 시 사업자의 귀책사유 여부와 관계없이 환불을 제한하거나 이용여부와 관계없이 잔여기간을 의무적으로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고객의 해지권을 사실상 제한했다.

OTT 구독거래는 1개월 이상에 걸쳐 계속적으로 또는 부정기적으로 재화 등을 공급하는 계속거래에 해당되므로 중도 해지권이 보장돼야 하는데, 귀책여부와 이용여부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잔여기간을 의무적으로 이용하도록 하고 환불을 하지 않으면 고객의 해지권이 실질적으로 제한된다.

시정 후엔 이용내역이 없는 경우 결제 주기(보통 1개월)를 고려, 결제일 이후 7일 이내에 해지 및 환불받을 수 있도록 했고 사업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해지·환불을 보장하도록 했다.

◆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위약금 조항(웨이브, 티빙, 시즌)

시정 전엔 사업자 및 회원의 귀책으로 환불하는 경우, 회원에게만 위약금(잔여기간 이용요금의 10%)을 부과(웨이브, 티빙)하거나 회원만 사실상의 위약금(잔여기간 이용요금 전액)을 부담(시즌)했다.

사업자 및 회원의 귀책으로 해지 및 환불하는 경우에 위약금 규정은 한쪽에만 불리하면 안되는데 해당 약관조항은 사업자에게만 유리하고 고객에게는 불공정한 조항이다.

시정 후엔 상호 위약금없이 환불하는 등 해당 조항들을 수정했다.

◆ 청약철회권을 제한하는 조항(웨이브, 티빙, 시즌)

시정 전엔 소비자가 스트리밍 또는 다운로드를 하지 않았음에도 단지 청약철회가 제한된다는 사실을 표시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소비자의 청약철회권을 제한했다.

소비자의 이용 등 일정한 행위로 서비스 가치가 현저히 감소·훼손되는 등의 경우가 아니라면 소비자의 청약철회권은 전자상거래법상의 소비자 권리이므로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사업자들은 청약철회 제한 사실을 표시하거나 일부 이용방법을 제공했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청약철회권을 제한했다.

시정 후 청약철회권 제한사유를 전자상거래법의 취지를 반영하여 개정했다. 즉, 스트리밍·다운로드 등의 방식으로 서비스 제공이 개시되거나 이용내역이 있는 경우 등으로 한정한 것이다.

◆ 사전 고지 또는 동의없이 자의적인 요금변경 등을 규정한 조항(구글 유튜브 프리미엄, 왓챠)

시정 전엔 유료 서비스 요금 및 내용 변경 시 고객 고지 또는 동의없이 사업자가 임의로 수시 변경(유튜브 프리미엄)하거나 운영상 필요에 따라 가격을 변경(왓챠)했다.

가격 및 서비스에 대한 사항은 고객이 계약을 체결할 때 고려하는 중요한 내용으로 불리하게 변경·적용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명확히 알리거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고지없이 일방적으로 변경·적용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시정 후엔 가격 인상시 사전 동의와 함께 고객이 동의하지 않으면 구독은 갱신되지 않도록 하고 서비스의 중요한 내용을 변경하는 경우 사전 고지 또는 설명하도록 했다.

◆ 선물받은 사이버머니 등에 대한 환불불가 조항(웨이브, 티빙, 시즌, 왓챠)

시정 전엔 서비스 하자로 손해입은 고객에 사이버머니 및 이에 상응하는 수단으로 보상(웨이브, 티빙)하거나, 계약해지 시 선물받은 사이버머니 및 유료 서비스는 환불을 하지 않거나(티빙, 왓챠), 충전한 TV 포인트는 환불받을 수 없었다.(시즌)

손해배상은 민법상 금전배상이 원칙이므로 사이버머니로 보상하는 것은 불공정하며 계약이 해지되면 서비스 이용에 따라 얻은 이익과 위약금 등을 제외한 나머지는 원상회복 내지 반환되어야 하는데 선물받았다는 등의 이유로 전부를 환불하지 않는 것은 불공정하다.

시정 후엔 관련 약관조항을 수정 또는 삭제, 현금 또는 사이버머니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했고 선물받은 사이버머니 등에 대하여는 정당한 환불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 회원계정 종료 및 즉시 해지사유가 불명확한 조항(구글, 티빙, 왓챠)

시정 전 회원 계정을 종료하거나 해지하는 사유가 ‘본 약관의 어느 조건을 위반’하거나(유튜브 프리미엄),‘약관에서 정하는 회원의 의무를 위반하였을 경우’(왓챠)와 같이 포괄적으로 규정돼 있었다.

사업자가 회원 계정을 종료시켜 서비스 이용을 정지하거나 계약을 해지하려면 명확하고 중대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그 이유가 구체적으로 열거되고 내용 또한 타당성을 가져야 한다.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규정에 의해 계정종료 등의 권리침해를 당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는 회원에게 부당하게 불리해 무효다.

시정 후엔 동영상 불법 복제 등 불법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에 계정을 종료하거나 해지하는 등 계정 종료 및 계약해지 사유를 구체적으로 정했다.

◆ 무료 체험 제공 관련 고객 설명 강화(넷플릭스, 왓챠)

개선 전 넷플릭스와 왓챠는 최초 가입시 무료체험(넷플릭스 1개월, 왓챠 2주)을 제공하면서 당초 가입할 때부터 유료 서비스 구독계약이 체결되는 것임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고객은 무료 이용기간 종료 후 별도의 정식 계약이 체결되고 결제청구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오인하고 사전 동의없이 유료전환한다고 인식하게 됐다.

개선을 통해 고객이 넷플릭스나 왓차에 가입할 때부터 해당 서비스 가입이 유료 서비스 구독계약임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가입화면에 해지 및 환불 기준을 설명하도록 했고 약관상 무료체험 종료 전 회원 통지 조항을 마련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OTT 분야에서의 불공정약관을 바로잡고 최소한의 해지 및 환불 기준을 확립하는 등 개선을 통해 소비자 권리가 제도적으로 보장될 것으로 기대했다.

사업자측면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최소한의 해지 및 환불기준을 제시함에 따라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분야의 불공정 약관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감시를 강화해 소비자 권익증진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 플랫폼에 기반한 소비자 거래가 증가하고 소비자 피해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 필요시 소비자 피해 빈발 분야에 대하여는 표준약관 제정 등 소비자 권익제고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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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춘오 기자 다른기사보기